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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lance of … 일상과 예술의 밀착
The Balance of … 일상과 예술의 밀착
  • 박경애 기자
  • 승인 2018.08.13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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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시대 사회현실 담은 조각 페스티벌
  • 전통영역 넘어 진보된 과학적 조형 시도

 

전시공간을 시 전체로 확대해 일상과 예술의 밀착만남을 실천하려는 2018창원조각비엔날레가 오는 9월 4일 개막식을 앞둔 가운데 그 준비로 분주하다. 추진위에 따르면 이 전시에는 불각의 균형(The Balance of Non-Sculpting)이란 주제에 걸 맞는 조형성과 동시대 사회현실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들이 설치된다. 조각영역을 확장하면서도 입체예술의 다양한 양태와 담론을 제시하려는 2018창원조각비엔날레의 그 향방을 본지는 주목하면서 이번호에도 작품을 미리 만나보고자 한다.

 

△ 미르치아 드미트레스쿠 ‘연인’

▲ 미르치아 드미트레스쿠, 'man'과 '연인', 브론즈.

미르치아 드미트레스쿠(Mircia Dumitrescu)는 루마니아 대표 조각가다. 그는 인체 형상을 목조로 즐겨 작업하는 작가다.

브랑쿠시의 영향을 깊게 받았던 그는 학창시절 브랑쿠시가 다니던 부카레스트 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로댕의 제자였던 브랑쿠시는 재현에 치우쳐 작업했던 로댕에서 벗어나 재료 그 자체특징을 살리는 것을 중요시했다. 브랑쿠시는 면(面)의 단순화를 통한 상징적 작품으로 전위 조각을 이끌었던 작가다.

미르치아 드미트레스쿠는 브랑쿠시의 작업, 특히 브랑쿠시의 인체작업에 매료돼 그 모티브를 이어받은 작가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 ‘연인’은 이러한 브랑쿠시의 영향력 아래 있다. 브론즈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다소 거칠게 표현돼 있으면서 또 단순한 구조다. 아담과 이브로 표현된 상징성 또한 커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작가조형언어로 장르 경계 없애
  • 세계와 세계 속의 '나' 사유 기회

 

▲ 이이남, '피노키오의 거짓말', 브론즈, 2018.

△ 이이남 '피노키오의 거짓말'
'피노키오의 거짓말'은 미디어를 통해 주목받고 있는 이이남의 조형 설치작품이다. 이 작품은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이 시대를 풍자하고 있다. 그러면서 목적지 없이 긴 여행을 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무의식 속 욕망을 잘 드러내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작가는 허상과 가상에 사로잡혀 헤매는 현대인들에게 이 작품을 통해 목적지를 알려주려 한다. ‘피노키오의 거짓말’에서 볼 수 있는 하트 모양의 코가 바로 그것이다. 피노키오의 코는 현실의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심장과 양심을 의미한다. 이러한 까닭으로 이이남의 '피노키오의 거짓말'은 현상을 투영하는 매개체로 역할 해 시대상을 풍자·상징하고 있다.

△ 이철희  ‘마음에서 마음으로’

▲ 이철희, '마음에서 마음으로', 알루미늄, 2018.

‘마음에서 마음으로’는 일상적 관점의 전통조형영역을 넘어 보다 진보된 과학적 조형시도다. 그래서 이 작품은 대중들에게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동시대를 반영하는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로 자리한다.
 
작품이 보여 주는 이미지는 최소한의 핵심만을 보여준다. 앞뒤가 열린 파이프를 수평으로 보면 건너편 물체가 투영돼 보인다. 파이프 작품은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느낌이 천차만별이다. 수평에서 봤을 때 투명함이 더욱 극대화되는, 수직으로 봤을 때 상승감이 있는, 공중에 띄웠을 때 또 다른 등등. 그래서 이철희 작품 각각의 주제는 다양하다.

그는 이외에도 웃는 얼굴·신체의 일부·동물·캐릭터 등을 작업하며 창조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그의 ‘마음에서 마음으로’는 파이프의 규칙·반복적 조형배열과 색상 나열로 회화의 영역까지 연출하는 작업으로 상기된다. 이처럼 다양한 관점에서 영역확장을 시도하는 이철희의 파이프작품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시도로 읽힌다.

▲ 박영선, '이주지' 스테인리스 스틸, 화강석, 2018.

△ 박영선 ‘이주지’
박영선의 작업 노트에 의하면 인간 삶 초반에는 생성이 있고 나이 들면서는 좀 분명해진 삶이 있고 종내는 죽음이 있다. 그래서 작가는 “인간의 삶은 현재에서 만족을 찾기보다 무언가를 찾아 늘 이주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까닭으로 작가에게 있어 ‘이주의 역사’는 인류의 연대기적 기술이다. 다시 말해 최초 인류부터 시작된 떠나고 떠나는 어딘가 로의 여정이 삶이다.

스테인리스 스틸·화강석으로 이뤄진 박영선의 작품은 계단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십자가 형상의 맨 꼭대기로 시선의 흐름이 이어진다. 조형물 중간 지점에선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아파트 형상의 소형 건물들이 불명확한 인간의 삶을 대변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인의 유목민적 삶을 그려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박영선 작가는 덧붙인다. “예술가에게는 정착하지 않는 심성이 있다”고 .

△ 백인곤 ‘상념(想念)이 흐르는 공간’

▲ 백인곤, '상념이 흐르는 공간', 화강석, 2018.

‘상념(想念)이 흐르는 공간’은 시시각각 변하는 인간의 상념흐름을 흐르는 물에 비유한 작품이다. 그러니까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인간의 생각도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흘러감을 표현했다. 작가에 의하면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 놓은 여러 가지 상념의 바다 속을 걷고 있다. 과학발전으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데서 오는 불안과 미래에 대한 걱정, 행복한 삶에 대한 간절함, 그리고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작가의 고민 등 여러 가지가 상념에 해당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이러한 상념을 잊고 하늘을 보며 편안해 하는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여기서 여러 갈래 물줄기는 여인의 머릿결과 오버랩 되면서 상념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많은 상념들과 살아가지만 때론 그것들을 상념의 바다에 던져 잠시 일상을 잊고 편안함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지화했다.
 
그래서 여인의 얼굴은 최대한 단순하게 묘사하면서 편안함을 표현했고, 물줄기는 자연스런 흐름을 나타내기 위해 흘러내리는 듯 웨이브만 표현했다. 여기다 작품의 측면은 좌우 대칭으로 균형적이고 안정적으로 묘사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창원조각비엔날레 ‘불각의 균형’ 이라는 주제에 즉각 부합된다 할 수 있다.

▲ 이강석, '죽창 앞에선 평등하다', 벚나무대나무스테인리스스틸, 2018.

△ 이강석 ‘죽창 앞에선 평등하다’

이 작품은 제목이 상기하는 대로 우리나라 민주화를 앞당긴 마산 3.15의거와 마산항쟁 등을 의미한다. 그래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거리로 뛰쳐나왔던 그 시민정신을 ‘창원의 힘’이란 주제로 설정해 시민들이 죽창을 쳐든 형상으로 상징화했다.

△ 이유라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 작품이 보여주는 나무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이미지와 페트병의 지저분한 이미지 변형은

▲ 이유라, '아낌없이 주는 나무', 플라스틱우드, 2018.

한국화의 입체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따뜻하면서도 차갑고 아름다우면서도 추한, 그리고 포근하면서도 날카로운 일반적 이미지들이 변형을 통해 사람들의 양면성과 모순을 그려낸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산업화 이후 편리함과 환경사이에서 갈등하는 군상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특히 심각할 만큼 쓰레기들이 무분별하게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점점 더 옅어지는 인간의 모습도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나무·페트병을 변형해 따뜻한 이미지의 나무는 차갑게, 차가운 이미지의 페트병은 따뜻한 꽃의 이미지로 표현하면서 관객에게 휴식의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 장두영 ‘라라랜드 프로젝트’
‘라라랜드 프로젝트’는 현실공간과 ‘상상’ 혹은 ‘기억’ 속의 이미지를 병치시키는 작업으로 구성돼 있다. 장두영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개인들이 현대사회 속에서 공통적으로 경험했거나 상상 할 수 있는 사건 혹은 풍경을 작가적 시선으로 집어낸다.

▲ 장두영, '라라랜드 프로젝트', PVC비닐, 2018.

‘라라랜드 프로젝트’는 2016년도 개봉된 영화 ‘라라랜드’ 의 주제나 소재를 작가가 재해석해 편집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가의 기억 속 어딘가에 자리한 과거 풍경이 ‘현재’ 라는 시공간 안, 그러니까 영화라는 현재 속에 놓여있다. 그래서 이를 마주한 관람객은 보다 즉각적으로 작품에 개입돼 자신의 관점에서 작품을 재해석하는 눈을 가지게 된다.

이런 까닭으로 작가에 의한 과거 기억 속의 이미지와 현실공간의 연결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계하고 부딪히면서 이어진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불어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존재하는 현재, 그리고 현재 속의 나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그러면서 모든 예술은 삶과 연결돼 있다는 것도 상기시킨다. 그래서 가끔 예술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와 세계 속의 '나'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좋음을 작품은 얘기하고 있다.

△ 김영호 ‘사유조형(思惟造形)-사각(四覺)의 시작’

▲ 김영호, '사조유형-사각의 시작', FRP철, 2018.

현대 미술가들은 자신만의 개성적이고 차별화된 작품세계를 나타내고자 한다. 그래서 더 다양하고 참신한 재료들을 혼합해 창조적 작업을 이어가고자 한다.

‘사유조형(思惟造形)-사각(四覺)의 시작’은 2018창원조각비엔날레 개념인 ‘불각의 미’로 근원적 의식을 되새긴다고 할 수 있다. 참여 작가들은 작가 내면세계를 자신만의 조형적 언어로 작업해 장르의 경계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김영호의 작품은 이런 경계 없음을 실현하고 있다. 실제적 시간과 감각적 공간이 작품의 조형요소로 거듭나 예술이 삶과 만나는 새로운 공간으로 구조화된다. 관람객은 김영호의 작품에서 이런 것을 경험하면서 신체·정신적 세계의 종합적 감각체험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작가는 미술에서 매체로 표현되는 공간과 그 공간에서 나타나는 체험적 공간 연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현대 미술에서 보여 지는 다양한 체험 공간에 대해 적극 탐구하려 한다. 이것의 방법으로 작가는 다양한 오브제와 혼합 매체로 공간을 확장하면서 공간이 인간참여로 구성된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작가의 이러한 감각적이고 새로운 시도는 일상공간에 예술이 스며들게 해 다채로운 체험 공간을 연출한다.
자료제공 : 2018창원조각비엔날레추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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