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 맞은 실질적 지방자치… 목소리가 없다

기사승인 2018.08.09  2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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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영 사회부장

   
▲ 오태영 사회부장

자주재정권과 자주조직권을 갖는 실질적인 지방자치시대의 개막은 국민 대다수의 한결같은 요구다. 때만 되면 이런 요구는 지역을 떠나 전국에서 터져 나온다. 그런데 새 정부 들어 이런 목소리가 안 보인다.

대구와 경북, 제주도를 제외하고 민주당 정부가 지방정부까지 장악한 마당인데도 말이다. 이전처럼 정권을 담당한 정당과 지방정부를 장악한 정당이 다를 때에는 정치적 이해에 따라 실질적인 지방자치에 대한 입장차가 있을 수 있으나 지금과 같이 중앙권력과 지방 권력을 동시에, 그것도 압도적으로 다 차지한 경우에는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게 솔직한 생각이다. 막상 중앙과 지방 정권을 다 잡으니 생각이 달라졌다면 몰라도 말이다.

그러나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문 대통령이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을 약속했고 분권에 초점을 둔 개헌을 시도한 것을 보면 실질적인 지방자치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이런 의지를 지방이 나서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지방이 가만히 있는데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강력하게 밀고 나가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안팎으로 산적한 국정 현안이 쌓여 있는 마당에 대통령이 지방자치까지 챙기기에는 힘이 딸릴 수 있다. 지방이 분위기를 만들고 힘을 실어줄 움직임이 나와야 한다. 대통령도 이런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민주당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모든 지방 권력을 다 장악한 이 마당에 한목소리를 내기도 지금처럼 좋은 때는 없다. 지방정부가, 지방의회가 나서고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일어설 때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금의 지방자치로는 내가 사는 고장을 우리가 설계하고 꾸려나가기는 불가능하다. 정부의 시혜 없이는 아무것도 하기 어렵다. 대형사업이나 주민복지, 자체 프로젝트 어느 것도 지방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매년 되풀이되는 상경 예산 구걸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야당일 때의 민주당은 누구보다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요구한 정당이다. 정권을 잡으니 나태해졌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지금 같은 호기는 일찍이 없었다. 지역을 떠나 지방이 똘똘 뭉치면 충분히 가능한 환경이다.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데 지방의 민주당이 선두에 나서면 안 될 이유가 없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최소한 기초의회만은 정당공천을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기초의회 정당공천은 지방의원을 국회의원 하수인으로 전락시키고 지방정치를 실종시킨 주범이다. 여야를 떠나 이런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 기초의원은 보지 못했다.


무력증에 빠진 자유한국당이야 그렇다고 해도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주창하는 민주당이라면 이번만은 지방정치를 중앙에 예속시키는 족쇄를 풀어야 한다. 기초의회 정당공천이야말로 제도화된 적폐다. 적폐청산이 과거 정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주기에는 이만한 것도 없다. 민주당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민주당이 대답해야 한다.

경남매일 7618700@k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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