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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실종된 딸` 가족품으로…
`31년 실종된 딸` 가족품으로…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8.07.18 2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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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 실종전담반 2년만에 성과

지적장애 1급… 보호시설에서 찾아

 30여 년 전 실종된 지적장애 남녀가 경찰의 노력으로 가족을 되찾았다.

 18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31년 전 실종 신고가 접수된 A(37ㆍ여ㆍ지적장애 1급) 씨를 최근 도내 한 보호시설에서 찾았다.

 A 씨는 1987년 3월 밀양의 큰집에 제사를 지내러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

 이후 가족과 경찰이 수색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경남경찰청 장기실종전담반은 2016년 7월께 이 사건을 인계받아 재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 신고자인 A 씨 어머니를 찾기부터 쉽지 않았다.

 다른 가족과 연락이 끊어진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전담반은 A 씨 어머니가 "몸이 안 좋았다"는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옛 주소지 주변 자치단체ㆍ요양병원 등을 상대로 탐문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가까스로 찾아낸 A 씨 어머니는 대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입원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건강이 악화됐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

 A 씨 실종 이후 남편과 아들이 숨지고 오랜 시간 홀로 지내온 A 씨 어머니는 "이제는 딸을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지만, 경찰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전담반은 A 씨 어머니가 A 씨에 대해 "말을 잘 못 했다"고 진술한 점과 가족력에 미뤄 A씨가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담반은 A 씨 어머니에게 DNA 검사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A씨가 보호시설에서 생활한다면 DNA가 데이터베이스(DB)에 보관돼 있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보호시설 입소자나 실종 아동 등을 찾으려는 가족, 보호시설 입소자였던 무연고 아동 등을 유전자 검사 실시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경찰은 A 씨 어머니 DNA를 DB망 자료와 대조해 A씨가 도내 모 보호시설에서 다른 이름으로 지내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의 도움으로 지난 3일 대구에서 딸을 만난 A 씨 어머니는 훌쩍 커버린 딸을 보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1986년 창원 집에서 학교 운동회를 간다고 나간 뒤 사라진 B(44ㆍ지적장애 2급ㆍ당시 12세) 씨에게도 가족을 찾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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